“유튜브엔 저의 희노애락과 꿈이 담겨 있어요.
유튜브 안에서 제 꿈이었던 영화를, 제 자신이 배우가 되어서 한 편 찍고 있는 것 같아요.”
유튜브는 뛰어난 재능과 실력을 많은 시청자들에게 마음껏 보여주며 비즈니스로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더 이루지 못했던 꿈을 실현시켜주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요즘 같이 많은 자영업자 분들이 난항을 겪고 있는 시기에 유튜브는 누구나 쉽게 본인의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유튜브를 통해 비즈니스를 키워가는 채널들을 소개했던 유튜브 한국 블로그 인터뷰 시리즈 ‘#유튜브로성장해요’는 작년에 이어 2021년에도 계속됩니다. 올해의 첫 번째 순서로는 유튜브 채널 ‘세탁설’에서 세탁과 생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며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그리고 있는 설재원 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 ‘세탁설’ 채널과 세탁소, 그리고 ‘설쓰데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세탁전문가 설재원입니다.
Q. 세탁설 채널은 주로 어떤 콘텐츠를 다루고 있나요?
세탁전문가다 보니까 세탁과 연관된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주 시청자층은 30~40대 여성분들이세요. 전문가로서 처음에는 조금은 전문적인 내용을 많이 다루었었는데 시정자들께서 어려워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눈높이를 많이 낮추고 대중적인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단순이 OO하는 법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생활가전, 생활관련용품 리뷰, 이번 한파 때는 세탁기 동결, 수도 동파 등 그때 그때 이슈에 맞는 리빙 콘텐츠도 다루고 있어요. 채널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주제와 형식에 대해 고민하고 실험하지만 기본 베이스에는 세탁이라는 중심을 가지고 가려고 하고 있어요.
Q. 어떤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영화감독이 꿈이었어요. 철이 없었죠. 영화를 공부하고, 스텝으로 일한 경력도 있어요. 결혼을 일찍 하게 되고 책임져야 할 가족이 생기다 보니 영화로 생계를 유지하기엔 어려웠어요. 동대문 새벽시장에서 일도 하고 이 일 저 일 해보다가,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한 게 세탁소 일이였어요. 아버지가 세탁소를 하고 계셨거든요.
그렇게 한 10년이 흐르니까 삶이 지루했어요.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죠. 그 때 동료들이 영화계에서 감독으로 데뷔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니 제 자신이 초라해졌어요.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일하며 유튜브를 멍하니 보고 있는데, ‘어 나 이거 할 줄 아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핸드폰으로 찍었죠. 똥손들도 할 수 있는 와이셔츠 다리는 법. 그게 저의 첫 영상이었어요.
공부를 한 사람이다보니까 같이 공부했던 친구, 선생님들이 유튜브를 볼 것이라는 생각에 아무렇게나 만들면 안될거라고 생각했어요. 장비는 없었지만 옛날 컴퓨터로라도 하고 싶었던 절박함이 있었죠. 너무 하고싶고 너무 찍고싶었는데, 무슨 콘텐츠를 해야할까 생각해봤을 때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건 이 직업에 대해 찍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답변이었어요. 카메라 두대로 시작해서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지금까지 계속 유튜브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유튜브를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자영업 또한 대면사업보다는 비대면 사업으로 갈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비대면 서비스로 한번 맛본 소비자들은 돌아가기 어려울듯 해요. 사업적으로도 세탁이라는건 제가 노동을 해야 할 수 있는 사업인데, 그렇기 때문에 대량 복제가 안되니까요.
사실 유튜브 채널의 처음 시작이 세탁소를 홍보하기 위함은 아니었어요. 채널명도 세탁소 이름으로 짓지 않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죠. 그야말로 창작을 하고 싶었던거에요. 하지만 어떻게 아시고 세탁을 의뢰하고 싶다고 연락을 많이 주시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업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해야하는 소상공인으로써 감당하기에는 너무 과분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세탁물 의뢰는 잠정적으로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에요. 대신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영상에 나왔던 제품들을 어떻게 구매할 수 있는지 정말 많이 물어보시거든요. 게다가 제 이름을 사칭하고 물건을 판매하시는 분들도 생겨났어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설쓰데이라는 쇼핑몰을 시작하게 되었죠. 쇼핑몰 시작한지는 2달여 되었는데 2달만에 판매자 등급이 한 단계씩 올라가고 있어요. 이와 연계해 라이브 커머스도 시작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올바른 사용법과 활용법을 시각적으로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이제는 ‘세탁설’이라는 브랜드가 되어서, 비즈니스로 활용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꾸준히 세탁이라는 부분에서 리빙으로 확장을 시키고 싶어요. 쇼핑몰같은 경우는 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만들고 싶고 그 안에서 친환경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판매하며 그 가치에 동의하는 소비자들과 함께 제로웨이스트 운동도 해보고 싶어요.
Q. 채널 성장의 비결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호기심이 많은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당연한 건 없기 때문에 뭐든 특별하게 봐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소비자들이 뭘 궁금해할까를 제일 많이 고민해요. 그 안에서 특별함을 찾는 거죠. 어렸을 때 영화를 공부하며 소재를 찾는게 훈련이 된 것 같아요.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처럼요.
또 ‘오리지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콘텐츠를 배끼고 짜깁기 하는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전문가로서 그 부분이 조금 불편하더라고요. 공부하고 찾아내고 정리하고, 올바른 정보를 드리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리지널한 부분을 알려드리려고 하고 있고 또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 자신감이 있어요. 세탁이라는 건 좁은 범위의 콘텐츠이긴 하지만 충분히 스토리를 담아서 오리지널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콘텐츠 기획 과정은 어떤가요?
분기별로 어떤걸 해야한다는 대주제는 가지고 있어요. 다만, 갑자기 한파, 바이러스 같은 특이한 이슈가 있으면 거기에 맞게 급하게 편성하기도 해요. 사람들의 관심사를 토대로 주제를 정하고 기획하고, 대본작업도 하죠. 정리하는것도 좋아해요. 시청자분들이 정리된 컨텐츠를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제 촬영과 편집을 해요. 보통 한 편의 영상이 나오기까지 3일정도 걸린다고 봐요. 하루 기획, 촬영, 편집으로 일주일에 두 편 업로드를 목표로 하는데, 급하면 퀄리티가 다소 거칠어지더라도 꼭 업로드는 하려고 노력해요. 시청자분들과의 약속이니까요.
매주 목요일에는 실시간 스트리밍 ‘썰스데이’를 하고 있어요. 지속가능성이 높은 채널을 위해서는 콘텐츠 보다는 저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이 많아야 할 것 같았고,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 스트리밍이 잘 맞는것 형식이라고 생각했고, 현재는 스트리밍을 하며 시청자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모든 제작 과정은 혼자 하고 계신가요?
지금까지는 혼자서 편집과 기획을 맡고 있어요. 좋은 협력자가 있다면 함께 하고 싶어 알아보기도 했는데, 아직까진 마음에 딱 맞는 분을 만나기는 어려워서 혼자서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세탁이라는게 말로하는 콘텐츠도 있지만 장면을 보여줘야하기도 하는데, 그 부분은 혼자 세팅하고 보여주고 하다 보니까 텐션이 떨어져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있어요.
제작이나 콘텐츠 적인 것은 혼자 하고 있지만, 현재는 다이아TV에 소속되어 있어 파트너로서 채널성장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Q. 세탁이라는 한정적인 소재만으로도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합니다.
세탁 일을 하면서도 이걸 소비자들이 궁금해할까? 라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른 일을 하다 이 일을 했기 때문에 조금은 특별한 시각으로, 대중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거죠. 세탁소 하시는 분들께서 이것을 궁금해해?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것들을 시청자는 정말 궁금해 한다는 거에요. 평범한 소재, 한정적인 소재도 낯설게 보려고 노력해요. 이슈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구글 트렌드도 활용해서 시청자의 욕망이 어디에 있나 시선을 두고 있어요. 영화를 공부했기 때문에 이런 소재 찾기가 익숙한 것 같아요. 촬영과 편집 등 영상문법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Q. 세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기술을 가진 자영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팁이 있으신가요?
영상을 만든다는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유튜브를 하셔야 된다고 적극 추천합니다. 방송사에서 기획한 콘텐츠도 이미 많더라도, 시청자들은 진정성있는 콘텐츠는 알아봐 주시더라구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핸드폰으로 찍으시되, 운영을 하며 반응이 없거나 기복이 있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으시고 꾸준히 하시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보니 시청자분들이 진정성을 알아봐주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자영업자분들의 대체불가한 노하우와 경험이 공유되지 않는건 아쉬운 일이기도 해요.
한가지 예로 저희 아버지는 시골에서 호두나무를 키우시는 데 아들이 유튜브를 하니 본인도 유튜브를 하고싶으신 거예요. 저는 그냥 꾸준하게 1일 1영상을 하시라고 했어요. 그렇게 편집도 안하고 썸네일도 없이 올리시는 임실달구네농장 채널의 구독자가 지금 2천명이 넘습니다. 게다가 유튜브를 통해 호두나무를 팔수 있는 판로를 개척하시며 ‘호두나무 전문가’가 되셨죠.
저 역시도 세탁소만 했다면 제 영향력은 이 동네까지였을거에요, 유튜브를 하니까 제 영향력이 한계가 없어진 것 같아요. 이렇게 비즈니스의 영향력이 무궁무진해지고 한계가 없어진다는게 유튜브의 힘 같아요. 특히 요즘같은 시기에는 사업과 연관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Q. 세탁설에게 유튜브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무엇인가요?
나의 영화? 저의 꿈이었던 영화를 제 자신이 배우가 되어서 유튜브 안에서 이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나의 희노애락과 인생 꿈이 담겨있어요. 단순히 이걸 가지고 물건을 팔아야지, 홍보를 해야하지 하지 않아요. 이게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전 스스로가 세탁 명인이다 라는 마인드를 가진게 아니라, 세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소통하고 싶은거에요. 지금은 2년 정도 되었는데 앞으로 10년, 20년 길게 하고 싶어요. 가끔 초창기 영상을 보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제 변천사와 내가 어떤 마음이었지 다 담겨있어요. 오랫동안 본 깔끄미 시청자분들은 그걸 아시더라고요. 유튜브 안에서 제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 편의 영화인 것 같아요.
Q. 세탁설 채널의 향후 목표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과장 채널을 정말 좋아해요. 본인의 스토리로 성장해 이제는 웹드라마를 찍으신 건데, 이게 유튜브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았어요. 저도 저의 스토리를 세탁설에 담아내고 싶어요. 앞으로는 세탁소라는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기획을 하고 싶습니다. 세탁봉사차량을 만들어서 재난현장이나 시골 오지를 돌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신분세탁설’이라고 해서 과거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서브채널도 구상중입니다. 리빙 채널로 어디까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상징적인 100만 구독자 가보고 싶고, 해외 시청자도 많이 만나고 싶어요.
덧붙혀, 3월에 유튜브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모은 “세탁살림백과”라는 책이 나오는데, 많이 사랑해주세요.
Q. 마지막으로 구독자 분들께 하시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금까지 과분한 사랑 주신 우리 깔끄미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정보를 보기위해 세탁설이라는 채널을 접하셨겠지만, 앞으로 저라는 사람의 매력과 다양한 이야기로 구독자님들과 함께하고 싶은 가치가 있답니다. 오래오래 소통하고 공감해주시면 좋겠고요, 여러분들에게 도움 드리기 위해 더 연구하고 좋은 콘텐츠 만들게요. 즐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