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더 깊게 탐구하고, 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유튜브를 찾는 분들이 많은데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열정과 지식을 다른 이들과 적극 나누며,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를 더욱 빛나게 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도 있습니다.
스물 네 번째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는 특정 분야에 애정을 가지고 깊게 파고드는 ‘덕후’이자 크리에이터로서 유튜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 세 분을 모셨습니다. 신선한 기획과 고유의 색깔로 책 덕후의 면모를 물씬 드러내는 ‘
겨울서점’ 님, 미술과 반고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감상자 ‘
김고흐’ 님, 꼼꼼한 해석과 분석을 자랑하는 뮤직비디오 덕후 ‘
김일오’ 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Q. 먼저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겨울서점: 안녕하세요, 저는 책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영상을 올리는 채널 <겨울서점>의 주인장 김겨울입니다.
김고흐: 반갑습니다. 미술의 모든 것 김고흐입니다. 저는 미술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전하는 전문가 채널이라기 보다는, 미술에서 빠질 수 없는 감상영역, 감상자의 입장에서 미술을 말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김일오: “Hi 안녕 뮤비 해석해주는 토끼, 김일오입니다!” 안녕하세요! 뮤직비디오 속에 숨어있는 의미와 스토리를 해석해드리는 뮤비해석 크리에이터 김일오입니다.
Q. 좋아하는 분야를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겨울서점: 저는 원래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었는데요, 음악을 주제로 작은 지역 방송국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라디오를 진행하며 제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지라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방송을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채널을 통해 이야기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요. 당시 유행하던 팟캐스트의 경우 책을 주제로 한 채널이 이미 많았고, 다른 SNS의 경우에는 긴 호흡의 영상을 아카이빙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매체라고 생각했어요. 나랑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매체가 어딜까 고민하다가 평소에도 즐겨보던 유튜브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김고흐: 미술 교육을 전공하면서 미술을 감상하는, 감상자 입장에서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술은 배워야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얘기를 할 때도 ‘나 미술 잘 몰라, 내가 미술을 아는 건 아닌데’ 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세요. 저는 이런 대부분의 감상자들이 조심스러워 할 필요 없이, 순수하게 미술을 감상하며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으면 하는 마음에, 그들의 마음의 벽을 열어주고자 채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 제 채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반고흐에 대한 콘텐츠도 많이 제작하고 있는데요. 반고흐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도 의심없이 팩트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이런 오해를 바로잡고, 사람들이 보다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끔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채널을 시작한 것도 있습니다.
김일오: 저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기 전에도 뮤비를 해석하면서 보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이 재미있는 걸 나만 알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찾아낸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나 음악과 달리 뮤직비디오는 리뷰나 평론이 활성화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이런 주제로 함께 이야기할만한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없으면 만들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그 소통의 광장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 어렸을때부터 영상 편집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요.
Q. 토끼가 패널로 참석한 건 처음이에요! 토끼 캐릭터를 화자로 설정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김일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먼저 평소 메타버스와 모션캡쳐에 대한 분야에도 관심이 있어서 이 기술을 콘텐츠로 활용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어요. 또 제 목소리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요! 제 목소리와 얼굴을 인식해 움직이는 모션캡쳐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토끼도 충분히 영상 속 나레이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께서 제 목소리와 일오 토끼 캐릭터를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Q. 세 분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콘텐츠를 제작하시는 만큼, 작품의 매력을 살리는 콘텐츠의 기획이나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겨울서점: 저는 그때그때 생각날 때마다 콘텐츠 주제를 메모해두기도 하고, 구독자분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시는 주제를 신청 받아서 정하기도 합니다. 저도 재밌고, 구독자분들도 재밌어하실 만한 주제를 정해서 유튜브에 맞게 형태를 다듬고 편집해서 제작 중이에요. 저의 재미와 구독자들의 흥미 사이의 밸런스를 생각하면서 겨울서점에서 소개하면 좋을만한 책인지 판단하며 책을 읽곤 해요.
김일오: 우선 제가 봤을 때 ‘와, 재미있다!’라고 느껴지는 뮤직비디오를 우선순위로하여 선정하고 시청자분들께서 댓글로 신청해주시는 내용도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곡 소개 글에서 밝힌 기획 의도까지 흥미롭다고 느껴지면 영상 제작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이 곡은 뮤직비디오와 가사, 세계관 중 어떤 내용을 강조했을 때, 시청자분들이 이 곡의 숨은 매력을 잘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주제를 정하게 됩니다.
김고흐: 예술가가 일상에서 예술적인 것들을 찾으며 작업에 대한 영감을 얻듯이, 감상자도 일상에서 예술적인 포인트들을 찾는데요. 저도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포착해 콘텐츠 주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술은 어쨌거나 시각적인 것인데, 일상에 시각적인 것들이 참 많더라고요. 이렇게 일상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미술과 어떻게 연관지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이것에 대해 할 말이 생긴다면 그때그때 바로 카메라를 켜서 콘텐츠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문득 반고흐에 대한 것이 떠오르면 그리고, 미술에 대한 이야기도 누군가 질문하거나 댓글을 남겨주셨을 때 제 생각을 덧붙여 만들기도 해요.
Q. 좋아하고 더 알아가는 것을 넘어 또 하나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보니, 좋아하던 것들을 전과 다르게 보기도 하실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김일오: 유튜브를 하면서 재미있는 습관이 하나 생겼는데요. 어딜 가던지 뮤직비디오만 보이면 해석을 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채널을 시작하기 이전에도 뮤직비디오를 즐겨봤지만, 아무래도 뮤비 해석 유튜버로 활동을 하다보니 가벼운 마음으로 뮤비를 보기가 어려워진 것 같아요. 식당이나 카페 TV 에서 뮤직비디오가 나오면 저도 모르게 분석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뮤직비디오와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해졌다고 생각하고, 덕분에 일상을 보내다가도 좋은 뮤비와 음악을 알게 된 적도 많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생긴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고흐: 딱히 미술 감상을 다르게 하게 되었다기 보다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다 보니 일상에서 예술적인 것들을 좀 더 잘 캐치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채널을 운영하며 저도 좀 더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제 역할과 말이 가지는 무게, 책임감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겨울서점: 책에 대한 흥미가 줄어들거나 그런건 없지만 책을 대할 때 이게 ‘소개감’인가 판단하는 과정이 추가되었다는 점을 가장 큰 차이점으로 들 수 있겠네요. 책을 읽고 ‘이걸 영상으로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하는 판단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특히 겨울서점님의 경우 좋아하던 것이 직업이 되었는데, 여기에서 오는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겨울서점: 책 자체가 제 직업이자 취미, 그리고 너무 중요한 제 삶의 주제가 된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자연인 김겨울의 일상과 직업인, 크리에이터로서의 김겨울이 혼합되어 있어 힘들 때도 있는데요. 이를 분리하고 구분하기 위해 저는 제가 읽는 책 목록 전체를 공개하지 않아요. 유튜브 겨울서점의 영역에 있는 책과 인간 김겨울만 알고싶은 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분리를 해서 제 자신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자신이 좋아하는 것의 매력을 정말 잘 살린 콘텐츠로 덕력을 나누는 ‘영업왕’ 크리에이터분들의 영업 성공담 하나씩만 소개해주세요.
겨울서점: 제 별명이 ‘겨울왕 김영업’일 정도로 영업을 많이 하는데요. 책이나 굿즈를 리뷰하거나 소개하면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 편이에요. 제가 펀딩으로 구매해서 리뷰했던 독서대는 아예 업체에서 ‘#김겨울독서대’라는 해시태그까지 써서 홍보해주시더라고요.
김일오: 2020 년 3 월에 림킴님의 ‘YELLOW’ 뮤직비디오를 해석한 적이 있었는데, 시청자분들의 반응도 뜨거웠고 무엇보다도 뮤비 해석을 통해 이 음악이 지닌 기획 의도를 더 많은 분께 알릴 수 있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2019 년 10 월에 발매되었을 당시엔 아시안 인종차별 문제와 오리엔탈리즘을 비판하고자 하는 음악의 기획 의도와 달리 파격적인 비주얼로만 화제가 되었다는 점이 아쉬웠거든요. 뮤비 해석을 통해 해당 뮤직비디오를 재조명함으로써 적어도 내 채널을 구독해주시는 분들에게는 아티스트분께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서 제작했던 영상이었습니다. 영상을 업로드한 후 많은 분께서 그 내용에 공감해주시고 아티스트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었다, 좋은 곡과 뮤직비디오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여전히 손에 꼽는 영업 성공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김고흐: 저에겐 반 고흐의 작품과 생애를 바로 잡는 영업이야 말로 가장 큰 수확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들 중 근거가 부족한 썰들이 진실처럼 돌아다니는 경우가 유난히 많은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바로잡는 이야기를 콘텐츠에서 많이 하는데, 제가 마치 반 고흐의 동생 테오라도 된 양 열정을 쏟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대표적으로 귀를 잘랐다는 이야기인데, 많은 예술가들이 이를 모티프로 작품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사실은 귀를 도려낸 게 아니라 귓볼을 자른 것인데, 아무래도 귀를 잘랐다는 게 자극적이다 보니 잘 못 전달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또 반고흐가 물감을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건 제 영상을 보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화 붓의 특성상 붓에 힘이 많이 들어가 갈라지다보니 이걸 다시 모아야 하기 때문에 입에 대는 일이 많아서 입 주변에 물감이 묻어있기도 한 것이거든요. 이런 것들을 바로잡다 보면 종종 구독자 분들이 “고흐님 덕분에 잘 못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줬다”고 하시는데, 이럴 때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Q. 비슷한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말이 더 잘 통하는 만큼 구독자 분들과도 활발히 소통하실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김고흐: 제가 최근 홍대 앞의 유명 미술학원에서 입시생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제작했는데요, 미술을 공부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많으셔서 그 시작점이라 볼 수 있는 입시미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자 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마치 취미나 여가로만 생각하시는데 그것을 전공하고 싶은 친구들은 그 모든 과정이 학습, 공부하는 것이라는 것도 전달하고 싶었고요. 이 콘텐츠를 보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도 학습이고 공부라는 것들에 많이 공감해주시고, 또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던 게 기억에 남아요.
겨울서점: 구독자분들 중 몇 분이 모여서 저를 위한 책을 직접 만들어주셨어요. 출판계에서 매니아가 있는 ‘아무튼’ 시리즈라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작가가 하고싶은 말들을 써내는 시리즈인데 이걸 패러디해서 <아무튼, 김겨울>이라는 책을 직접 쓰고 편집하고 제본해서 주셨습니다. 이렇게 직접 만든 책을 선물받는 유튜버는 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무척 감동이었어요. 구독자 분들이 본인의 본업에서 저를 섭외해주시는 경우도 있는데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이동진 평론가를 만났을 때에요. 어렸을 때부터 이 분의 책도 읽고, 빨간책방 팟캐스트 공방도 다닐 만큼 팬이었는데 실제 만나뵙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김일오: 제가 뮤비를 해석할 때 곡 소개 글을 자주 활용하기도 하고, 노래를 들을 때 아티스트의 기획 의도를 알고 들으면 곡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곡 소개글을 꼭 읽는다는 이야기를 영상에서 종종 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오님 덕분에 노래를 듣거나 뮤직비디오를 볼 때 곡 소개글이나 앨범 소개 글을 꼭 찾아서 읽어보는 습관이 생겼어요.’라는 댓글이 달리는 거예요! 내가 지닌 좋은 습관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가끔 콘텐츠의 댓글이나 메일로 뮤직비디오 감독님이나, 아티스트 분들이 본인 등판을 할때가 있어요. 제가 뮤직비디오 덕후다보니 직접 뮤비를 연출한 감독님께서 댓글남겨주시면 정말 좋더라고요.
Q. 세 분에게 유튜브란 어떤 의미인가요?
김고흐: 유튜브가 없었다면 몇 만 명의 사람들이 제 말에 귀기울여주는 행운은 없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는 제게 네잎클로버 같은 존재죠. 유튜브를 통해 불합리한 것이나 아닌 것에 대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미대생들의 ‘장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생각보다 많은 미술 전공자들이 불합리한 것을 참고 있거든요. 제 채널을 통해 미술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들이 방향성을 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미술장군’ 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겨울서점: 유튜브는 저의 명함이자 사랑방, 그리고 놀이터, 시험지입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여러 가지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었고, 또 놀이터인 이유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재미있게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니 자연스럽게 사랑방이 된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시험지이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펼칠 수 있는 동시에,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 분들께 매 주 평가를 받아야 하니까요.
김일오: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일오’는 유재석님이 ‘유야호’나 ‘지미 유’와 같은 여러 부캐를 가지고 활동하시는 것처럼 저에게 있어서 일종의 ‘부캐’인 거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김일오’라는 부캐가 본캐인 일상 속의 저에게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김일오’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유튜브가 아니었다면 알 수 없었을 소중한 인연들도 만나게 되었고, 생각하는 시야도 많이 넓어졌거든요. 원하면 이룰 수 있다는 용기와 꿈꿔왔던 것을 실현한 소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하는 구독자분들이 많아지고 저의 영상을 시청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유튜브가 큰 책임감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Q. 좋아하는 분야를 주제로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김일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로 유튜브를 꾸준히 하다 보면 처음엔 ‘이 분야를 같이 좋아하는 사람을 모으는 힘’이 생기고, 더 나아가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분야를 좋아하게 만드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과 나 사이의 교집합과 공감 포인트를 잘 되새기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시청자분들께서 가장 먼저 그 진심을 알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의구심을 가지지 말고, 진심을 담아 꾸준히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고흐: 저는 유튜브를 하면서 수차례 반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재의 제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는 내용들을 보면 과거의 저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유튜브를 통해 제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시작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미래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꼭 해보라고 얘기해드리고 싶어요. 또 금전적인 것 보다는 본인의 삶이 더 즐겁고 풍요로워질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추라는 이야기도 하고 싶습니다.
겨울서점: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다는 질문을 받으면 제가 제일 먼저 역으로 물어보는 것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대본 없이 1시간 이상 이야기할 수 있는지’ 인데요.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유튜브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 자체로도 이미 훌륭한 채널의 바탕을 다지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일오: 구독자분들이 저와 더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저의 구독자분께서 ‘나 김일오 좋아해’라고 말했을 때 부끄럽지 않을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으면서도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구독자분들께 좋은 작품을 소개하고 재조명하면서 편안한 소통의 장으로 함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고흐: 지금 고민은 게스트 섭외가 쉽지 않다는 것이라서 구독자를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술 시장 자체가 워낙 작다보니, 다른 인기 있는 분야에 비해 구독자 분들을 모으는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데이터를 보더라도, 특히 ‘반고흐’ 를 검색하는 분들은 더욱 적기도 하고요. 꾸준히 미술과 반고흐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며 10만 구독자 분들과 만나는 게 목표입니다.
겨울서점: 저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장기적인 계획은 없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마음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 공간을 지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책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이든 없는 분이든 어쨌든 책에 대한 관심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곳으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