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이 논과 밭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도 일구어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과 연이은 태풍으로 농민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는 농민들의 부지런함과 꾸준함이 빛을 발하며 농튜브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열매가 자랐습니다.
전국 각지의 ‘농업 크리에이터’에게 유튜브는 같은 농업인들에게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 창구가 될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신뢰를 쌓고 새로운 판로 개척의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튜브 한국 블로그에서 연재되는 인터뷰 시리즈 ‘#유튜브로 성장해요’에서는 유튜브를 통해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 있는 채널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 첫 순서로는 영농일기에서 시작해 이제는 지역 농가 활성화를 목표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솔바위농원’의 손보달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경기도 평택에서 쌈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솔바위농원의 손보달입니다.
Q. 어떤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하시게 되셨나요?
이전에도 쌈 채소와 고구마, 고추, 감자 등 다양한 농사를 지으며 영농일기를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남겼습니다. 그 글을 바탕으로 귀농 10년 차의 노하우를 담은 외부 강의도 조금씩 하고, 농원에 찾아오는 사람도 많아지던 때 딸이 유튜브를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농튜브가 많이 알려진 것이 아니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딸의 권유로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 반 정도 되었네요.
Q. 편집이나 촬영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시나요?
농사일로 바빠서 유튜브에 오랜 시간 투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일하면서 촬영하고 저녁에 바로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촬영, 편집 모두 혼자 했는데, 이제는 아내가 촬영을 담당하고 제가 편집과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제 영상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영상에는 화려한 편집 기법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어플로 간단하게 말실수만 자르는 정도로 편집하고 있습니다. 촬영부터 편집, 업로드에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Q. 솔바위농원 유튜브 채널에서 어떤 콘텐츠를 다루고 계시나요?
제가 키우고 있는 작물에 대한 영농일기를 비롯해, 도움이 될만한 농업 정보를 영상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떴다 농부’라는 코너를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이곳 평택 지역 농업인분들을 직접 찾아가 농산물 품질을 꼼꼼히 확인하고, 떴다 농부 코너에서 작물 소개 및 판매까지 하고 있습니다.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 소비자분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구입하실 수 있고, 농업인 분들은 새로운 판매 통로를 확보하실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지금까지 블루베리, 오이, 고추 등을 소개했는데, 이제 쌀이나 콩, 깨도 나올 철이라 더 다양한 작물을 다룰 수 있을 것 같네요.
Q. 유튜브에서 직접 작물을 판매하시는 건가요?
처음엔 유튜브에서 작물을 판매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못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쌈 채소 여분이 좀 생겨 유튜브에 판매 알림 영상을 올리고 전화로 주문을 받았는데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팔렸습니다. 구독자가 6만 명 정도 되었을 때, 떴다 농부에서 서리태 콩을 판매했는데 열흘 만에 70가마를 판매했던 기억이 나네요.
Q. 농작물 판매 외에 유튜브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를 돕는 ‘떴다 농부’를 무상으로 제작했었는데, 이후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이 점차 많아져 택배 접수, 발송 등 유통 과정 전반을 도맡아 대신해 주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조금 받고 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가 늘어나고, 떴다 농부에 출연한 분이 다른 분에게 또 소개해 주면서 이제는 어엿하게 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Q. 솔바위농원에게 유튜브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유튜브는 ‘영농일기’입니다. 유튜브로 꾸준히 영농일기를 작성하면 구독자와 조회수가 늘어나고, 그만큼 농작물 판매도 더 쉬워지죠. 어떻게 작물을 판매해야 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서 재배 작물을 늘리는 것을 겁내지 않게 되었어요. 유튜브를 만나기 전에는 500평 규모의 밭에서 난 감자를 어렵게 판매했는데, 이제는 2000평 땅에 심어도 모두 금방 판매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는 특히 영상을 업로드하면 바로 반응이 와서 좋았어요. 라이브로 비트 경매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 10kg당 7만원 정도 하던 비트를 10kg당 2만원 이상으로 오르지 않도록 규정을 정해 일부 소량을 경매에 내놓으니 금방 판매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경매로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저희 농장으로 추가 주문하게 되어 주문량이 대폭 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전국 농민 분들께 전하고 싶은 솔바위농원 만의 유튜브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고 한 달 반 정도는 구독자가 3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콘텐츠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지, 조회수가 높은지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저에게는 일상인 ‘농사’를 쉽게 알려주는 영상이 인기가 높았습니다.
텃밭을 가꾸시는 분들은 감자를 심고 싹이 4~5센티 올라오면 하루 종일 어떻게 감자를 굵게 만들지만 생각하기 마련이죠. 그렇게 감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때에 감자를 굵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조회수가 높아집니다. 저희 농장의 자색 고구마가 맛있는데, 물을 주지 않고 고구마를 심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올려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고구마 덕에 구독자가 3~4만 명 늘어날 정도였죠.
이렇듯 유튜브를 시작한 후, 농사도 더 짜임새 있게 체계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기획하기 위해 계절 별로 앞서서 농작물에 필요한 부분을 챙기게 되니 농사에 놓치는 부분이 줄어듭니다. 다음 주에는 다가오는 김장철을 대비해 마늘을 심고 비료를 뿌리는 방법에 대해 영상을 올릴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솔바위농원의 향후 목표와 구독자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남겨주세요.
앞으로는 다른 농민들을 돕는 ‘떴다 농부’ 코너를 더 키우고 싶습니다. 제값을 받지 못하고 농작물을 파는 농부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평택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도 ‘떴다 농부’를 확장해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의 농부들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솔바위농원’ 채널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15만 명의 구독자가 함께 해주시고 댓글로 정보를 공유해 주시고 있습니다. 구독자분들 덕분에 농업의 즐거움을 새롭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유튜브를 통해 제 스스로도 행복하고, 구독자분들도 새로운 농사 기법을 배울 수 있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채널이 되고 싶습니다. 매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