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9일 수요일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2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다’

유튜브 영상을 통한 영화비평이 대세인 시대 속에서 영화 해설을 통해 독자들과 영화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있는 주인공들!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직접 만나 유익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에서 이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최근 세밀한 분석과 심리 추론이 곁들여진 영화 리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 크리에이터 발없는새, 드림텔러, 백수골방 세 명의 솔직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앞으로도 이 세 분 영화 크리에이터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왼쪽부터 발없는새, 백수골방, 드림텔러)

Q. 각자 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발없는새: 오락, 예술, 독립, 상업 영화 및 장르를 불문하고 영화를 리뷰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8년 간 영화 관련 블로그를 운영해왔으며, 현재는 유튜브에 영화 관련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드림텔러: ‘대중문화의 깊이를 발견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우리가 흔히 지나치기 쉬운 대중문화 속의 숨겨진 상징과 의미를 설명해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영화 뿐만 아니라 인기 뮤직비디오 속 등장하는 상징물을 해설하는 영상도 올리고 있습니다.
백수골방: 저는 독수골방 하는 백수가 골방에서 오래된 영화를 꺼내본다라는 의미로 영화를 리뷰하는 백수골방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직장 생활을 하며 유튜브를 병행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유튜브를 전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영화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백수골방: 어릴 때부터 영화를 왠지 모르게 좋아했습니다. 중학교 다닐 때 학교가 걸어서 50분 거리에 있었는데 걸어 다니면서 버스비 2,000원을 아껴서 비디오테이프 두 편을 빌려 보곤 했습니다. 대학생 때도 하루에 3~4편 정도를 보러 다녀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죠. 얼마 전까지 취업 준비를 하다 낙방하는 시기에 친구(드림텔러)의 권유로 재미 삼아 우연찮게 시작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드림텔러: 저도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초기에는 블로그를 통해 영화를 다루던 중 우연히 한 포털의 영화 에디터로 발탁되어 영화 관련 글을 6개월 정도 썼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사진과 글 대신 영상과 내레이션을 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 찾다 보니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고 고등학교 동창인 백수골방님이 먼저 유튜브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서 뛰어들 수 있게 됐습니다.
발없는새: 당연히 영화를 사랑해서 영화 크리에이터를 시작했습니다. 8년 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며 파워블로그 타이틀을 얻고 일일 방문자 이웃수도 상위 1%까지 갔죠. 그러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일궈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습니다.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에선 영화 유튜버가 많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자연스레 저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더 늦기 전에 해보자고 해서 작년에 시작하게 됐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어요.


Q. 영화를 분석하고 영상을 만드는 데 어떤 '인사이트'(통찰)가 필요한가요?
드림텔러: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의도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왜 이 구도로 이 영상을 찍는지, 이 물건이 왜 여기 있는지, 왜 이 대사를 하는지 감독님과 대화를 혼자서 하기도 하죠. 그 과정에서 인사이트를 부를 만한 부분은 별로 없지만, 개인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얻으며 작업할 수 있습니다.
백수골방: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 윤리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동·서양 철학의 기초를 얻었고, 신문방송학과 편입을 해 영상기초를 배웠습니다. 철학과 영상을 자연스럽게 합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발없는새: '인사이트'라는 것은 거창한 표현 같습니다. 언제까지나 관객 중 한 사람으로 영화 예고편을 보면서 느낀 감정, 기대를 시청자들과 나누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전문가들에 비교하면 지식이나 식견도 떨어지지만 관객 중 한 사람으로서 줄 수 있는 정보, 전달, 의견, 느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발없는새 님은 8년 동안 블로그 활동을 했는데, 유튜브를 하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발없는새: 가장 크게 느낀 차이점은 영상매체의 파급력이 점점 더 향상되고 있다는 겁니다. 단적으로 비교해드리면 블로그를 8년 하면서 얻은 관심이나 주어진 기회보다, 유튜브를 8개월 하면서 얻은 게 몇 십 배 컸어요. 이런 자리에서 관심을 받을 정도가 됐다는 것도 놀라울 정도입니다.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 있는 게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Q. 드림텔러님은 영화와 아이돌 뮤직 비디오 분석을 통해 '심리를 분석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심리학 분야 관심이 많거나 공부한 적이 있나요?
드림텔러: 여러 분들이 오해를 하고 심리학자냐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못 참는 성격이라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서 궁금할 때마다 영상 시청,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합니다. 논문이나 전문 서적도 즐겨 읽는 편이고요. 그러다 보니 '심리'가 주목 받은 것 같아서 질문을 많이 받는 것 같은데요, 심리학 전공은 아니고 심리학을 꿈꾸는 덕후로 봐주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Q. 백수골방님은 전통 매체의 영화 리뷰와 비교를 스스로 하는 경우가 있나요?
백수골방: 기자, 평론가의 영역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그분들의 전문성은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존 TV 지상파 영화 소개 프로그램과는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프로그램은 영화 산업이라는 메커니즘에 속해 있어서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는 사이클에 맞춰 가는 내용의 콘텐츠가 많은 반면 유튜브는 그런 산업적 메커니즘에 속해있지 않아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죠. 그런 부분에 강점이 있어서 유튜브 채널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다른 영화 크리에이터들과 차별화를 둔 것이 있나요?
드림텔러: 스스로의 개성을 잘 표현하면 차별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리뷰를 할 때, 솔직한 말을 해서 안 좋은 반응이 나오더라도 솔직히 이야기하려 하고, 그게 차이점이 된다면 채널 입장에선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백수골방: 예전 영화도 구분을 두지 않고 리뷰하면 다른 사람도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영화 채널들은 최신 영화 중심이어서, 옛날 영화를 하면 차별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발없는새: 제가 오히려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딱히 채널 분석을 하고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관객의 입장에서 관객이 영화를 어떻게 보고, 느끼고, 궁금해 하는지 살펴보는 게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Q. 선배 크리에이터로서 후배 크리에이터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드림텔러: '선배 크리에이터'라는 단어 자체가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다른 일을 해도 쉽지 않으니 한 번 쯤 모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도전해 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백수골방: 직장을 다니다가 전업한 사람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희망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 것입니다. 크리에이터나 유튜브라는 채널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수단이고 무대이기 때문에 수익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행한다면 유튜브가 아닌 다른 플랫폼이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발없는새: 지금 유튜브를 하시는 분에게 조언한다면 꾸준히 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운이 좋은 케이스였던 것 같아요. 뛰어난 능력이나 센스보다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단기간보다는 꾸준히 하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을 벤치마킹으로 참고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작성자: 유튜브 블로그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