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6일 화요일

연말 결산 리스트로 돌아본 2022 한국 유튜브 5대 트렌드

올 한 해 동안 유튜브에서 인기 있었던 영상과 크리에이터를 조명하는 2022년 인기 동영상 및 크리에이터 결산 리스트가 발표되었습니다. 리스트를 살펴보면 한 해 동안의 유튜브 트렌드를 짚어볼 수 있는데요. 총 다섯 가지의 트렌드로 정리해 봤습니다.


1. 공감을 자아내는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
    
출처: 숏박스 유튜브 채널 "모텔이나 갈까?"


올해는 유독 일상적인 소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보는 이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이른바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가 각광받았습니다. 대표적인 콘텐츠 유형으로는 코믹 숏무비 혹은 스케치 코미디가 있고 그 열풍을 이끈 주역은 바로 각각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1위와 2위에 빛나는 숏박스너덜트입니다. 숏박스는 올해 무려 200만 명이 훌쩍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로 성장했고, ‘장기 연애' 시리즈의 서막을 올린 ‘모텔이나 갈까?’ 영상은 최고 인기 동영상 5위를 차지했습니다. 너덜트의 경우 작년에 ‘당근이세요?’ 영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올해는 여러 크리에이터와 콜라보를 진행하고 등장인물도 다양해지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며 콘텐츠의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급성장 크리에이터 8위에 이름을 올린 사내뷰공업 beautyfool도 주목할 만한데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유쾌하고 실감나게 풀어낸 ‘우당탕탕 알바공감’ 시리즈로 크게 사랑받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하이퍼리얼리즘"은 아니어도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내며 화제가 된 콘텐츠도 있습니다. 안 본 사람은 없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바로 그 영상, 무려 최고 인기 동영상 1위에 빛나는 소울리스좌 영상인데요. 영혼은 조금 없어 보여도 또렷한 전달력으로 안내 멘트를 속사포로 뱉어내며 맡은 일을 확실하게 해내는 소울리스좌의 모습에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한편, 소울리스좌가 중독성 있는 랩으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면, 중독성 있는 노래로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채널이 있습니다. 바로 올해 급성장 크리에이터 1위에 이름을 올린 빵쏭bbangsong인데요. 일상 속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을 이른바 ‘병맛’ 감성의 노래로 표현하는데, ‘당기시오’ 문 앞에서 듣는 노래 영상을 보시면 어떤 채널인지 바로 감이 오실 겁니다.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7위를 차지한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TV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사카에 사는 크리에이터들이 운영하는 채널인데 그중에서도 마츠다 부장이 퇴근 후 이자카야에서 가볍게 한잔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내는 ‘회사원’ 시리즈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크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패러디를 진행하고 있는 피식대학Psick Univ 채널을 비롯해 여러 크리에이터들과 콜라보도 하면서 하면서 좋은 반응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2. 셀럽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하는 토크쇼 시리즈

출처: AOMGOFFICIAL 유튜브 채널 "미노이의 요리조리 시즌 2 | EP.5 비오"


올해는 토크쇼 시리즈가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토크쇼라는 전통적인 콘텐츠 유형이 유튜브 안에서 새롭게 날개를 펼쳤는데요. 최고 인기 동영상 순위에 오른 열 개의 영상 가운데 세 개의 영상이 토크쇼 콘텐츠에 해당합니다. 래퍼 이영지가 진행하는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에 ITZY의 멤버 채령이 출연한 영상, 개그맨 이용진이 진행하는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에 배우 주현영이 출연한 영상, 싱어송라이터 미노이가 진행하는 ‘미노이의 요리조리'에 래퍼 비오가 출연한 영상이 각각 4위와 9위 그리고 10위를 차지한 것이죠.


이러한 토크쇼 시리즈가 이렇게 높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에는 각자 독특한 개성과 콘셉트를 가진 MC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종종 Z세대의 아이콘으로도 불리는 이영지는 대체로 비슷한 또래의 케이팝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다 보니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고, 게스트들은 시청자들이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죠. 이용진과 미노이의 경우는 각각 아이스크림 판매원, 반말을 쓰면서 상대방을 소위 말해서 ‘킹받게' 하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게스트들은 때로는 신기해하고 때로는 당황하면서 오히려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3. 크리에이터의 면모를 보여주는 셀럽 크리에이터들

출처: 걍밍경 유튜브 채널 "다비치 첫째 시집가는 날"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여러 셀럽 크리에이터들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제는 셀럽이 유튜브에 진출하는 것이 그 자체로는 더 이상 놀랍지 않아졌기 때문에,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는걸 너머 뚜렷한 기획이나 콘셉트를 가진 콘텐츠를 내놓으며 크리에이터로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셀럽일수록 빠르게 구독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채널로는 각각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4위와 5위 그리고 급성장 크리에이터 2위에 빛나는 꽉잡아윤기-Kwakyoongy, 성시경 SUNG SI KYUNG, 걍밍경 채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는 올해 2월 베이징에서 경기가 열리는 동안에도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놀라운 구독자 수 증가를 경험했고, 가수 성시경의 경우는 본업인 노래뿐 아니라 먹방, 쿡방, 강아지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본인이 알고 있는 맛집을 소개하는 “먹을텐데" 시리즈가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가수 강민경의 경우는 같은 그룹의 멤버 이해리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영상을 시리즈로 선보였는데 마지막 결혼식 영상은 무려 최고 인기 동영상 8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이 밖에도 작년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1위에 빛나는 가수 김종국은 방송인 유재석, 지석진과 함께 한 영상이 최고 인기 동영상 7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줬고, 방송인 겸 크리에이터 조나단은 동생 파트리샤와 함께한 영상들이 특히 좋은 반응을 얻으며 급성장 크리에이터 4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편, 가수이자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상화의 배우자이기도 한 강남의 동네친구 강나미 채널은 급성장 크리에이터 6위를 차지했습니다.


4. 다양성이 돋보인 음악 분야

출처: 임영웅 유튜브 채널 "임영웅 - 다시 만날 수 있을까 MV"


올해 음악 분야에서는 다양성이 돋보였습니다.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 리스트를 보면, 케이팝 아이돌 그룹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는 가수 임영웅, 올해 ‘강남스타일' 10주년을 맞이한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경우에도 2세대, 3세대, 4세대 그룹들이 조화롭게 함께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임영웅의 경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리들의 블루스’, ‘무지개’ 뮤직비디오가 각각 1위와 5위 그리고 10위를 차지했고, 방탄소년단의 슈가와 콜라보 한 가수 싸이의 ‘That That’ 이 2위를 기록했으며, 약 4년 만에 신곡을 발표한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은 3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는 여성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이자 솔로 가수로도 활약 중인 태연킬링보이스에 출연한 영상이 최고 인기 동영상 2위에 올랐고, (여자)아이들의 ‘Tomboy’가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 4위, 올해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블랙핑크의 ‘Pink Venom’이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 6위를 차지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데뷔한 4세대 아이돌 그룹들의 활약도 대단했습니다. IVE의 경우 ‘After LIKE’와 ‘LOVE DIVE’가 각각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 7위와 9위를 기록했고, 올해 하반기에 데뷔한 뉴진스뮤직뱅크 원테이크 영상은 최고 인기 동영상 3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여러 세대의 아티스트들이 협업한 SM의 프로젝트 유닛, 갓 더 비트의 ‘Step Back’은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 8위를 차지했습니다.


5. 멀티 포맷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크리에이터들


출처: 한살차이 [Hansal] 유튜브 채널 "중전마마 납시오 #shorts"


유튜브 쇼츠가 도입된 지 2년 차에 접어든 올해에는 쇼츠, 롱폼, 라이브 등 멀티 포맷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크리에이터들이 주목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10위를 차지한 침착맨의 경우 본 채널뿐 아니라 침착맨 플러스, 침착맨 원본 박물관 채널들을 운영하면서 여러 포맷을 통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 밖에도 올해는 요리와 상황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하이브리드 크리에이터들이 리스트에 등장했습니다.


먼저 요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크리에이터들입니다. 올해 200만 구독자를 돌파했을 뿐 아니라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3위에 이름을 올린 1분요리 뚝딱이형인데요. 채널 제목처럼 빠른 호흡의 1분짜리 요리 영상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구독자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같은 영상을 롱폼 영상으로 한 번, 또 쇼츠로 다시 한번 업로드하는 독특한 전략을 가지고 있죠. 급성장 크리에이터 3위를 차지한 레시피 읽어주는 여자는 마치 라디오 DJ처럼 듣기 편한 음성으로 간단하면서도 때로는 독특한 레시피를 공유하고 있는데요. 주로 쇼츠를 올리면서도 종종 보다 긴 호흡의 롱폼 영상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상황극도 하이브리드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자주 보이는 콘텐츠 유형인데요. 앞서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 사례로 소개한 사내뷰공업 beautyfool은 급성장 크리에이터 8위에 올랐는데 주로 쇼츠로 상황극을 선보이지만 보다 긴 호흡의 영상은 롱폼으로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급성장 크리에이터 7위를 차지한 스낵타운 SNACKTOWN의 경우는 배달 앱이나 중고거래 등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되 코믹한 상황을 설정한 영상들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하이브리드 크리에이터 중에는 오랜 시간을 함께 생활하는 형제자매나 부부가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요. 급성장 크리에이터 10위를 차지한 한살차이 [Hansal]의 경우 연년생 삼 남매가 일상 속 유쾌한 순간을 콘텐츠로 만들고 있고, 꾸삐KUPI는 주로 레고와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온 크리에이터이지만 쇼츠 도입 이후에는 종종 아내와의 일상을 유쾌한 쇼츠로 선보이며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 특히 ‘아내 몰래 150만 원짜리 모니터 사면 생기는 일’은 최고 인기 쇼츠 10위를 차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