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7일 수요일

#유튜브로성장해요: 심방골주부


“유튜브는 제게 '배움의 공간'이자 '자유로운 표현의 공간'이에요. 이렇게 적지 않은 나이에도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정보를 백과사전처럼 들여다볼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우리만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보여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유튜브는 자신이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공유하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이를 바탕으로 더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충청남도 부여의 작은 마을 심방골에서 직접 키운 제철 작물과 양봉한 꿀, 그리고 전통 방식으로 담근 장으로 맛깔난 요리를 해온 조성자 님은 유튜브를 통해 수많은 사람의 요리 멘토가 되었습니다. 자신 있는 레시피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 아들과 함께 채널 운영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이제는 레시피를 담은 책을 출간하기도, 식품 기업과 협업을 통해 본인의 음식 맛을 그대로 담은 가정간편식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유튜브를 통해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거나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크리에이터를 소개하는 #유튜브로성장해요 인터뷰 시리즈, 그 열네 번째 주인공은 ‘심방골주부’ 조성자 님과 아들 이강봉 님입니다. 





Q.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심방골에 사는 주부 조성자와 아들이자 심방골주부 채널의 모든 콘텐츠를 촬영하고 제작하는 PD 이강봉입니다.


Q. 어떤 계기로 ‘심방골주부’ 채널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채널을 개설하기 전에는 시골에서 작게 농사를 짓고 양봉업을 해왔습니다. 취미로 블로그에 음식 레시피나 시골에서의 일상을 주로 담은 게시물을 올렸었는데, 음식 레시피를 공유한 게시물이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런데 레시피 콘텐츠의 경우 사진으로는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5년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오래 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었어요. 그래서 채널 이름도 크게 고민하지 않고 지었고요. 첫 번째 콘텐츠가 동치미담그는법 영상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지금 보면 정말 멋도 없고 투박한 영상인데, 당시 유튜브라는 플랫폼 자체를 잘 몰랐기 때문에 더욱 어안이 벙벙했어요.


Q.  심방골주부 채널에서는 주로 어떤 콘텐츠를 다루시나요?

주로 한식 레시피 영상을 올리고, 가끔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콘텐츠도 올립니다. 한식을 주제로 하다 보니 소재가 고갈될 일이 없어요. 또 재작년 4월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TV에서 보니 새삼 우리 집 경치가 너무 좋더라고요.  계절에 한두 번 정도로 자주 올리지는 않지만, 도시에 사는 분들은 경험하기 어려운 시골 일상을 담아 공유해도 좋겠다고 생각해 브이로그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Q. 콘텐츠 소재는 어떻게 선정하시는지, 또 제작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소재들도 있고, 어떤 시기에 어떤 요리를 해야 더 좋을지 감이 오는 것 같아요. 최종적으로는 아들과 상의해서 어떤 콘텐츠를 제작할지 결정합니다. 콘텐츠 제작을 할 때는 구독자가 집에서 따라 했을 때 좋은 맛이 나게끔 정확한 레시피를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또 생소하지 않은 음식으로 선정하는 데에 중점을 둡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옛날 요리들을 하고 싶기도 한데, 구독자분들께 너무 생소할 수 있어 레시피를 봐도 따라 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죠. 

꽃게탕, 해물탕, 조기찌개와 같이 맛있지만 만들기 어려운 음식보다는 김치찌개나 계란찜, 돼지고기 짜글이와 같이 익숙하면서도 따라 하기 쉬운 음식들이 반응이 더 좋더라고요. 특히, 채널에서 엄청난 열광을 받은 돼지고기 짜글이가 제품으로 출시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Q. 콘텐츠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 일주일에 네 번 정도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어요. 제가 계절에 맞는 음식을 제안하거나, 감에 따라 소재를 찾는다면 아들은 인터넷이나 책을 보며 최근의 트렌드를 파악해 아이템을 찾는 편이에요. 이렇게 같이 상의하며 소재를 선정한 뒤 촬영과 편집을 진행합니다. 아무래도 함께 사는 가족끼리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아이템을 기획하거나 일정을 조율하는 데는 자유로운 편이에요. 

영상 편집은 아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유튜브와 책을 보며 혼자서 촬영과 편집을 배웠는데, 실력이 점점 나아지는 게 보여서 재미있어요. 구독자분들도 편집 스킬이 나날이 발전해가는 게 보인다고 댓글로 남겨주시고요.


Q. TV프로그램 출연, 제품 출시 등 다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계신데요. 최근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난 3월 동원홈푸드와 협업해 ‘한식밥상’ 컨셉의 가정간편식을 출시했어요. 사실 전부터 음식 관련 협업 제의는 많이 들어왔었는데, 대부분 레토르트 식품 제품 출시를 제안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인스턴트나 레토르트 식품을 선호하지 않아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동원홈푸드는 주문이 들어오면 그날그날 공장에서 제조하는 형식이라 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영상을 올리면 “먹어보고 싶다,” “한 번만 맛보고 싶다”라고 댓글을 다는 구독자들이 많았는데요. 최대한 제가 만들어 낸 음식의 맛과 비슷하게 제품을 출시하고자 해서 많은 피드백이 오갔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직접 저희 집에 오셔서 논의를 하기도, 제가 회사에 가서 직접 요리를 하고 의견을 드리기도 했고요. 덕분에 구독자분들께 제가 만든 음식 맛을 이렇게나마 느끼게 해 드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재작년에는 JTBC 예능 프로그램 ‘랜선라이프’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이 덕분에 인지도가 크게 올랐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이후에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기도 했고, 구독자도 크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 좋은 기회가 와서 ‘심방골주부의 엄마손 집밥’이라는 요리책을 쓰기도 했어요. 


Q. 구독자가 남긴 댓글 중에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으신가요?

영상을 보고 부모님 생각이 난다는 댓글을 남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직접 따라 해 봤는데 고향 음식을 재현해낼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댓글도 있고요. 제 레시피로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은 음식이나, 오래전 엄마가 해주던 음식의 맛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또 신혼인 구독자분께서 영상의 레시피를 따라하다보니 음식을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게 됐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남겨주신 댓글도 기억에 남습니다. 

심방골주부 채널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도 오래전 엄마나 할머니가 해주는 음식과 맛이 비슷할 것이라고 느끼는 분들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그만큼 저도 최대한 쉽게 음식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집밥인 만큼 조미료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Q.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려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팁이 있으실까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내가 좋아해야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또 영상 제작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어떻게 편집하지 고민할 시간에 한 장면이라도 더 촬영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촬영이나 편집을 하다 보면 실력이 자연스럽게 늘게 되거든요. 나중엔 과거에 찍은 영상을 보면서 웃을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 업로드한 영상을 보며 한참 웃기도 해요. 


Q. 향후 심방골주부 채널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힘이 닿는 데까지, 할 수 있는 한 영상을 통해 많은 분들께 콘텐츠를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한 가지 바람은 제 채널을 통해 잊혀져가는 옛날 요리들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 분들은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가끔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더 많은 구독자를 모으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심방골 주부의 엄마손 집밥’을 이은 두 번째 요리책을 발간해보고 싶습니다. 처음 출간한 책이다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지금 준비하게 된다면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Q. 두 분께 유튜브란 어떤 의미인가요? 

배움의 공간이자, 자유로운 표현의 공간이기도 해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유튜브를 통해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배우고 있어요. 구독자 분들이 제 채널을 통해 요리를 배우시는 것처럼 저도 유튜브에서 경제, 음악, 역사 등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동시에 저희 둘이 표현하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콘텐츠를 만들며 종종 “이건 우리 채널이니, 우리가 하고 싶은 걸 최대한 담자. 너무 제약을 두지 말자"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구독자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저 평범한 집밥인데도 저만의 요리 방식을 좋아해 주시고, 맛있다고 해주시니 너무 고마워요. 제 콘텐츠로 요리를 배운다는 말씀을 해주시면 너무 좋고요. 맛있게 따라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